자동차 부품 제조 현장에서 "우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수만 개의 부품이 조립되어 하나의 완제품이 나오는 공정에서, 단 하나의 협력사 부품이 흔들려도 그 화살은 고스란히 제조부서장인 저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 공장의 고객대응 경쟁력은 우리가 관리하는 공급망(Supply Chain)의 수준과 정비례합니다.
과거 제가 기술지원을 위해 협력사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깨달은 것은, 그들을 몰아세우기만 해서는 결코 근본적인 품질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늘은 제조부서장으로서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며 무결점 품질을 만들어가는 '상생의 기술대응 전략'을 공유합니다.

1. 협력사는 '외부 업체'가 아니라 '공정의 0단계'입니다
저는 협력사에서 들어오는 자재를 단순한 구매품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들의 공정은 우리 공정의 시작점, 즉 '0단계'입니다. 입고 검사에서 불량을 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협력사 내부에서 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협력사에서 품질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저는 "당장 해결해서 가져오라"고 독촉하는 대신 우리 팀의 엔지니어를 파견하거나 제가 직접 방문하여 함께 원인을 분석합니다. 우리가 가진 정밀 분석 데이터와 기술대응 노하우를 공유할 때, 협력사의 공정은 안정되고 우리로 들어오는 부품의 신뢰도는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2. 고객의 목소리(VOC)를 협력사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라
협력사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는 시키는 대로 만들었는데 왜 이제 와서 문제라고 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고객사의 요구 사항 변화가 협력사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객대응 과정에서 얻은 생생한 피드백과 품질 트렌드를 협력사들과 정기적으로 공유합니다. "현재 최종 고객이 이 부분의 미세한 스크래치에 민감해하고 있다"는 정보를 미리 전달하면, 협력사는 알아서 검사 기준을 강화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재작업 비용과 감정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3. 감정 섞인 비난 대신 '데이터'로 기술대응 하십시오
협력사 부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거 왜 이모양입니까?"라는 식의 감정적 대응은 협력사를 방어적으로 만듭니다. 그들은 불량을 숨기거나 임시방편으로 모면하려 하겠죠.
저는 기술대응 시 반드시 우리 MES(제조실행시스템) 데이터와 검사 리포트를 근거로 제시합니다. "최근 3일간 입고된 제품의 치수 산포가 평소보다 0.02mm 넓어졌습니다. 혹시 설비의 공구 교체 주기에 변화가 있었나요?"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합니다. 팩트 기반의 대화는 협력사가 문제를 빠르게 인정하고 개선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짧은 길입니다.
4. 상생은 '제대로 된 가격'과 '투명한 평가'에서 나옵니다
무리한 단가 인하 압박은 필연적으로 품질 저하를 불러옵니다. 제조부서장으로서 저는 경영진에게 협력사의 적정 이익 보전이 우리 제품의 품질 안보를 지키는 길임을 강력히 피력합니다.
대신, 품질과 납기를 완벽히 준수하는 협력사에게는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인센티브와 물량 배정 우대를 확실히 보장합니다. 투명한 평가 지표를 통해 "잘하는 업체가 더 큰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을 줄 때, 협력사는 우리 공장을 위해 스스로 기술지원 아이디어를 가져오고 공정 개선에 앞장서게 됩니다.
5. 결론: 건강한 생태계가 1등 품질을 만듭니다
제조업은 독불장군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제조부서장은 우리 공장의 담벼락을 넘어 협력사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가 건넨 따뜻한 기술지원 한마디와 공정한 기술대응이 협력사의 실력을 키우고, 그 실력은 다시 우리 제품의 완벽한 품질로 돌아옵니다.
동료 부서장 여러분, 오늘 입고된 자재들을 한 번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그 자재를 만들기 위해 땀 흘린 협력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한 통 걸어보십시오. "덕분에 이번 고객대응이 잘 끝났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인사가 내일의 불량률을 0%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주문이 될 것입니다.